2010년 9월 4일(토)
이번에는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9월 3일(금) 일찍 일어나 대충 짐을 챙겨 둔다.
오후에 선배(SDPark)에게서 전화가 온다,
대간길을 떠날 것인지를 물어 온다.
내일 떠난다면 함께 가고 싶다고 한다.
오늘 밤 남부터미널에서 10:30분(임시 버스편) 거창으로 떠나 내일 일찍 산행할 계획이라고 하자 머뭇거리는 듯 하다가 동행하겠다고 한다.
혹시 못가게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배낭을 메고 전철을 타고 남부터미널에 도착하니 10:00가 조금 넘었다.
선배가 와 있었다.
10:30분 버스에 몸을 싣고 거창으로 향한다.
식사 후 바로 빼재로 향하기로 하고 지나가는 (거창)택시를 불러 세우고 빼재까지 요금 흥정을 한다.
25,000원에 합의를 보았다(실제 요금은 35,000원이 나왔다. 조금은 미안하지만 계약은 계약이니깐...)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 선배는 생각이 없다길래 - 해장국 한그릇만 시킨다.
선배는 양해를 구하고서 가지고 온 장수막걸리 1병을 다 비운다 - 나는 對酌 차원에서 1잔을 마셨다.
빼재에 내린다(03:20)
3개월만에 대간길에 들어섰다.
그동안 게으름의 향연에 빠져 허우적대었음에......
가슴이 설렌다.
오늘 부항령까지 가기로 한다.
달이 떠있고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다가 안개에 가리우기를 반복한다.
담배 한모금을 깊이 들이 마신다.
정신과 육체 모두가 흐느적거린다.
행복감이란 이런 것일까?
선배는 얼마만에 느끼는 감흥인지 모르겠다며 가지고 온 소주를 마시겠다며 근 2/3병을 비운다.
(서울서 막걸리 1병, 소주 1병을 갖고 오셨다)
은근히 걱정된다.
얘기를 나누는데 남자 한분 - 나중에 알고 보니 나와 동갑이다 - 이 한손에 랜턴, 한손에 생수 1병(500ml)을 들고 나타난다.
대구에서 직장 동료들과 단합대회 왔는데 본인은 일찍 자고 일어나 올라 왔단다.
(다른 동료들은 음주가무에 느즈막이 곯아 떨어지고...)
한참 동안 얘기를 나누다가 이 분도 덕유삼봉산까지 산행 계획이 있단다.
함께 산행하기로 하고 들머리에 선다(04:28)
빼재에서 근 1시간여를 취해있었다.
▼ 달
10여분을 오르는데 대구 양반이 고슴도치를 발견하였다.
그 양반이 나무가지로 고슴도치를 살살 건드리니 몸을 잔뜩 움츠린다.
야생에서 직접 고슴도치를 보니 신기할 따름이다.
우리들 떄문에 놀랐을 고슴도치에게 미안하단 생각이 든다.
▼ 들머리
▼ 고슴도치
길이 장난이 아니다.
우거진 숲길을 가노라니 이슬 때문에 배꼽 밑으로는 전부 젖고 만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대구 양반이 앞서 가니 길 찾기가 수월하다.
선배 曰, "그 양반 다람쥐처럼 잘 타네"
덕유삼봉산에 이르기전 조그만 돌탑이 있는 곳에 다다른다.
대구 양반은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일출을 보았단다.
3~4분만 일찍 도착했다면 볼 수 있었으련만..하는 진한 아쉬움이다.
하지만 그런대로 조망을 느낄 수 있어 위안을 삼는다.
덕유삼봉산에 이른다(06:20)
▼ 지나온 길
▼ 금봉암 갈림길
▼ 덕유삼봉산 : 대구에서 오신 양반
우리는 소사고개로 향하고
대구 양반은 금봉암 방면으로 가신다길래 작별을 고한다.
다시 한번 조망을 감상한다.
저쪽 덕유산 - 백암봉에서 빼재까지의 길은 마음속에서 더듬어 보고 - 에서 오늘 지나온 길 그리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삼도봉과 대덕산을 바라 보니 어떤 뿌듯함이 치고 올라온다.
▼ 삼도봉(右) & 대덕산(左)
▼ 저 뒤편의 덕유산
철망문을 지나 배추밭에 이른다.
선배랑 배추가 잘 안되었다는둥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가다보니 좌측으로 이어지는 길을 못보고서 그냥 내려와 버린다.
아니, 왼편으로 간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고 있었으니...원~
에구~~~ 다시 올라가야지...
탑선슈퍼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다시 올라간다.
선답자들의 블로그에서 보았던 사과밭도 보인다.
갈림길에 다다르니 이번 태풍(곤파스) 때문인지 표지기를 달아놓은 가지 일부가 꺽이었다.
꺽인 가지에의 붉은색 표지기를 다른 가지에 매달아 놓는다.
▼ 소사고개 내림길
▼ 배추밭
▼ 배추밭을 따라 가다 이쪽(왼편)으로 접어 들었어야 했는데...
▼ 사과가 그다지 영글어 보이지 않는다